‘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이 노랫말은 독도를 지칭하지만 멀리 동해에 외로이 떠 있는 것은 독도만이 아니라 울릉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울릉도 땅을 밟아보려면 포항이나 묵호, 강릉 세 군데 중 한 곳으로 가야 하는데 도착한 후에는 배를 타고 세 시간 정도를 또 가야 한다. 육상과 해상을 오가는 긴 여정을 마치면 울릉도의 도동항에 도착하게 된다. 도동항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파도가 깎은 절벽과 그곳에 호쾌하게 부딪히는 파도이다. 아. 그때 비로소 울릉도에 오게 된 이유를 알게 된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비경. 울릉도의 자연을 보러 온 것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이렇게 멋진 울릉도의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걸어야 할 곳인 행남해안산책로이다.
도동항에서 시작되는 울릉도의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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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절벽과 푸른 바다가 어울려있는 울릉도2
관광객 너머로 보이는 울릉도 자연의 아름다움도동항 방파제에서부터 시작되는 행남해안산책로는 편안하게 걸으며 울릉도를 구경할 수 있는 여행의 출발지점이다. 울릉도는 화산작용에 의해 생겨난 화산섬으로 같은 화산섬인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현무암이나 안산암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화산암 해벽에 부딪히는 파도와 흩날리는 바닷물은 울릉도를 찾은 사람들이 원했던 동해바다의 강렬하고 시원한 모습이다. 그리고 길을 걷다보면 가끔 바다에서 자맥질 중인 새를 구경할 수 있는데 거침없이 뛰어드는 그 모습은 자맥질로 유명한 제주도 해녀 못지않게 부드럽고 빠르다.
예로부터 울릉도는 도둑, 거지, 뱀이 없고, 향나무, 바람, 미인, 물, 돌이 많다 하여 삼무(三無) 오다(五多)의 섬이라고도 한다. 행남해안산책로를 걷고 있자면 다른 건 몰라도 바람이 많은 이유는 알게 될 것이다. 혹여나 쓰고 있던 모자가 바다로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 모자 간수를 잘해야 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울릉도는 평균 풍속이 4.5m에 이르고 폭풍이 부는 날이 1년에 179일이나 된다고 한다니 말이다!
자연을 즐기는 여유로운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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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의 다리를 걷노라면 파도에 흩날리는 시원함이 느껴진다.2
행남해안산책로는 울릉도 관광객의 필수 코스이다.행남해안산책로는 표지판을 따라가 작은 철재 계단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바다 위를 지나는 다리,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난간을 잡고 구불구불한 길을 걷다 보면 파도와 바람에 깎인 동굴들로 이어진다. 시선이 가는 곳 어디든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울릉도의 자연은 가는 걸음을 붙잡는 동시에 다음 경관을 궁금하게 한다. 다시 길을 걷다 보면 대나무숲길이 보이는데 바람에 나부끼는 대나무 소리를 들으며 해안산책로를 걷다 흘린 땀을 식힐 수 있다. 걷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사실은 울릉도의 자연은 세상과는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여유로움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산책로를 걸을 때 가끔 조그만 돌이 떨어지기 때문에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행남등대까지 가는 길에는 낙석이 거의 없지만 낙석사고가 발생했던 행남 소라계단부터 저동항 방면의 두 번째 다리까지 현재 통제되어 있고 낙석방지 시설 설치가 예정되어 있다. 이곳도 아름다운 바다를 구경하기 좋은 탐방로이니 나중에 다시 와서 가봐야 할 길이다.
행남해안산책로의 마지막은 행남등대이다. 행남등대는 1954년에 무인등대를 설치하여 운영해 오다가 독도 근해 조업 선박이 증가하면서 연안 표지 시설이 필요해지자 광력을 증강해 1979년에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날씨가 좋다면 등탑에서 85km가량 떨어져 있는 독도를 볼 수도 있고 촛대바위와 성인봉의 정상까지 볼 수 있다. 도동항에서 행남등대까지 왕복하는데 걸리는 1시간 30여분의 시간은 울릉도의 바다를 보고, 바다 내음을 맡고, 바닷바람을 마시기엔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빚어낸 천혜의 자연환경과 짙푸른 바다의 맑은 물, 그 밖에 많은 비경이 가득한 울릉도 관광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행남해안산책로는 울릉도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푸른 동해를 느껴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9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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